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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생각하고/책

[004] 시선으로부터 - 정세랑

by 쟁2 2022.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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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올라서는 순간이 언제인지 모르겠다고 포기하면 안 돼

 

 

이번에 읽은 책은 아주 청량한 책이다.

'시선으로부터'를 통해 정세랑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

담백하고 따뜻하고 시원한 소설을 쓰는 작가님이었다.

 

'시선으로부터'는 말 그대로 '심시선'이라는 여성으로부터 나온

자녀들의 이야기이다.

 

책을 읽고 보니 이중적인 의미로도 해석이 되었다.

 

한 파트가 시작할 때마다 심시선 자녀들의 이야기가 진행되기 전에

심시선 여사가 매체에서 했던 인터뷰나 출간한 책의 내용이

일부 발췌한 형태로 기재되어 있는데,

 

이런 형태로 드러난 심시선 여사의 의견이

타인에게 이러쿵저러쿵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타인의 '시선으로부터'의 의미로도 해석이 되지 않나 싶다.

 

본 이야기 자체도 너무너무 재미가 있었지만

심시선의 생각과 말들이 정말 멋있어서

짧게 들어간 인터뷰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분량조절 실패.. 첫 페이지에 몰려있다

 

시원한 하와이 바다같은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서

파란색 스티커를 골라서 붙였다.

 

소설의 무드와 어울리는 파도 스티커가 있어서 같이 붙였다.

이래서.. 스티커는 왕창 사두어야 해

 

 

 

 

건강하게 질투하는 방법

 

 

질투심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은 뭘까?

인간관계를 맺다보면 누군가를 부러워하기도 하고 질투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스스가 못나보이고, 괜히 상대방이 원망스럽다.

나와 자꾸 비교하게 되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도 한동안 질투심에 빠져 누군가를 오랫동안 부러워한 적이 있다.

중학교 때 성적이 비슷한 친구가 있었는데,

내가 공부하는 시간보다 훨씬 적게 공부하는 데도 성적이 비슷한 것이다.

 

사람마다 서로 다른 재능을 타고 난다고는 하지만

학창시절에는 공부 외에 다른 재능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으니

공부로만 나와 그 친구를 비교하며 나의 부족한 면을 한동안 한심해 했던 것 같다.

 

대학교를 가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사람마다 가진 장점이 다 다르고, 인생에서 빛을 받는 시기도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깨닫고부터는 질투가 나더라도 긍정적으로 신호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아, 나 저 사람처럼 되고 싶은거구나!
나 저만큼의 실력을 갖추고 싶나보다!

 

 

이렇게 내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한 신호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나는 한동안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질투하고 부러워했는데,

작년에 '내가 영어를 잘하고 싶은 모양이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바로 영어회화 수업을 신청해서 1년째 꾸준히 듣고 있다.

 

신기하게도 그 후부터는 질투가 일지 않았다.

그 사람과 나의 차이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니 무작정 부러워 하지는 않게 되었다.

 

혹시, 자주 다른 사람을 질투해서 마음이 괴롭다면

질투를 내가 되고 싶은 것으로 해석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나는 내가 질투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

 

 

탄력을 받아야 할 시기에 계속해서 꺾이면

안쪽의 무언가가 소멸할 수 있다니,

 

사회에서 상처받아 웅크린 사람들이 모두 읽었으면 하는 문장이다.

 

두루뭉술한 아픔을 글자로 잘 엮은 문장을 읽으면

나의 상처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과연 운동만 그럴까, 인생의 많은 것들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가지고 있다.

남들이 한발 한발 올라서는 것에 조급해져서

조금만 더 가면 나도 올라서는 줄 모르고 주저 앉은 적도 많다.

 

그래서 이런 문장은 힘이 된다.

내가 나아가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할 때, 지금 내 인생은 조금 긴 계단 칸을 걷고 있는 거라고

위로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꾸준한 데가 없어서 여러가지 일을 거쳤다.

주변 사람들은 다른 일을 어려움 없이 도전하는 나를 보고 결단력이 좋다고 말했지만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평생 이렇게 떠돌 수는 없을텐데' 라는 생각에 밤잠 설쳤다.

 

그래서 더욱 위로가 되었다.

 

"네가 열려있는 사람이라, 변화에도 적극적인 거겠지.

튼튼하게 활짝 열리는 창문이나 공기가 잘 통하는 집처럼."

 

요즘 내가 오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데,

그럴 때는 내 경험들을 복기하는 것과 생각을 정리하는 명상을 하는 것,

그리고 자기계발서와 소설이 답을 준다.

 

자기계발서가 명확한 약속이 있고 답이 있는 수학과 비슷해

내 인생은 무엇과 같을지 이리저리 적용해볼 수 있다면,

소설은 역사와 같아서 반복되는 삶을 토대로 통찰을 준다.

당장 뛰어난 것 같지는 않지만 하고 하고 또 해도 질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시도해볼 만하다.

 

 

심시선 여사는 하와이에서 열린 제사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심하게 내려다보며 고맙다고 할 것 같다.

 

나를 위한 제사를 지내지 않고 너희 인생을 위한 제사를 지내주어 고맙다고. 

그런 방식으로 나를 추억해주어 고맙다고.

 

심시선 여사로부터 나온 자녀들이 인생의 부서진 조각을 찾아

이리저리 맞춰보는 것을 보며 나의 부서진 조각도 떠올랐다.

아마 이 소설을 읽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서진 조각을 떠올리지 않을까?

 

이 소설을 통해 다들 나의 아픈 귀퉁이를 보듬어 줄 수 있는

각자의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

물론 그냥 읽어도 괜찮다! 휴일에 시원한 아이스티 마시며 읽기 좋은 소설이다.

 

그럼 모두 평안한 하루를 보내길 바라며,

여기서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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