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고 생각하고/책

[001]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by 쟁2 2022. 2. 16.
반응형

산책하며 만난 하늘. 파랗고 맑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었다. 작년에 제주도 책방에서 절반 정도 읽었는데, 그 후에 잊고 살다가 지난달 읽게 되었다.

도서관에서 빌리기가 어려운 책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나보다.

나는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하여 운좋게 바로 읽어볼 수 있었다.

 

(원래 첫 책 추천글로 '뉴타입의 시대'를 적으려고 했는데, 책 필사를 덜해서 이 책부터 추천하게 되었다)

올해부터 책 필사를 시작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책이다. 따뜻하고 포근하다.

마지막에 알쏭달쏭한 이야기들이 아름답게 엮여서 마무리가 될 때,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하게 차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들마다 마음에 들어온 구절이 다 다르겠지만,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내용은 나미야가 빈 종이로 편지를 보낸 사람에게 보낸 답장이었다.

" 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을 길 잃은 아이로 비유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마 당신은 그 둘 중 어느 쪽도 아닌 것 같군요.

당신의 지도는 아직 백지인 것입니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하려고 해도 길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

지도가 백지라면 난감해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구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겠지요.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봅시다.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이것은 멋진 일입니다.

부디 스스로를 믿고 인생을 여한없이 활활 피워 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대학원을 자퇴하고, 나는 방황했다.

4년간 전공해온 일로 2년간 직장생활을 했고, 좀 더 전문적인 분야로 나가고자 회사를 퇴사하고 대학원에 갔다.

힘들게 들어갔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하지만 모든 게 내 마음 같지는 않았다. 결국 나오기로 결정을 했고, 한동안 지도 잃은 아이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다.

 

지도를 잃은 아이가 길을 찾는 방법은 딱 하나가 있다.

모든 길을 걸어보는 것이다.

이 길을 걷다가 아닌 것 같으면 되돌아 나오고, 다른 길을 걷다가 아닌 것 같으면 나오면 된다.

 

처음에는 이러다가 영영 아무 길도 찾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이러다가 시간이 지나가버리면 어떻게 하지 불안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새로운 길을 갈 때마다 같이 걸어 줄 사람을 만났다.

새로 배우고 깨달았다. 지름길을 가지는 못해도 이게 성장하는 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백지여도 괜찮다. 가만히 서 있어도 괜찮다.

저마다 결국은 길을 찾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깨닫게 된다.

내가 걸어온 발자국 중 쓸모 없는 발자국은 없다는 것을.

 

반응형

댓글